개혁주의 신학과 개혁교회

29,812 2012.11.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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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주의의 도전이 극에 달한 이 시대에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개혁주의 신학이 가장 성경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이제 이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해본다. ‘이 세상에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신학이 있음에도 우리는 왜 개혁주의 신학을 지향하는가?’.

오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아무 오류도 없는 절대적인 신학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아담의 타락 이후로 인간의 이성이 부패해졌고 이러한 이성으로 수행하는 신학 작업에 오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개혁주의 신학은 인간의 부패와 타락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성경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신학이다. 개혁주의 신학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진리 체계이며 성경 이외에 모든 것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신학이다. 문제는 ‘무엇이 가장 성경적인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교회 역사상 언제 가장 하나님의 계시의 빛이 분명하게 드러났는지를 살핌으로서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의 계시가 가장 분명하고 풍성하게 드러났던 시대는 16세기 종교개혁 시대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시대였다. 교회 역사상 이 시대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분명하고 풍성하게 드러났던 시대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희미했던 몇몇 계시의 말씀들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일들이 일어날 수는 있겠지만, 종교 개혁자들이 이루어 놓은 신학의 수준을 넘어서는 일들은 일어날 수 없다. 그것은 개혁신학의 꽃을 활짝 피웠던 개혁자들의 경건과 학문의 수준을 따라잡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로서 최선의 방법은 성경과 개혁주의 전통을 양손으로 붙잡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과 개혁주의 전통을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지 않다. 신학은 교회를 위한 학문이다. 신학교는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아무리 훌륭한 신학과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개혁교회라는 꽃을 피우지 못하면 그 신학은 한낱 이론에 불과하다. 개혁주의를 지향하는 신자는 개혁주의 신학에 기초한 개혁교회를 건설해야 한다.

개혁교회란 개혁주의 신학의 원리 위에 건설되는 교회이다. 교인등록에서부터 성례의 시행과 예배 형식, 직분자 선출 등, 교회를 이루는 모든 영역에서 성경의 지배를 받는 교회가 개혁교회이다. 자기 경험, 자기 생각에 기초한 교회를 세우려고 하는 현대사상을 거부하고 가장 개혁된 교회를 이루었던 16, 17세기 개혁교회를 본받는 교회가 개혁교회이다.

개혁교회는 개혁주의 전통만을 고수하는 교회가 아니다. ‘우리는 개혁주의 교회다, 우리는 개혁파 신자다’라는 구호만 외치는 교회가 아니다. 개혁교회 신자는 성경과 개혁주의 전통을 연구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계승되어온 문서만 전달해서는 안되고 이런 신앙고백은 무엇을 의미하고, 이런 규정들은 왜 만들어 놓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공부해야 한다. 이 시대정신을 읽고 다양한 사상과 문화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나아가 변혁주의적인 세계관의 안목으로 시대사상을 비판하고 수용해야 한다. 이것이 개혁교회를 이루는 개혁교회 신자의 일반적인 삶의 방식이다.

개혁교회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별나고 이상한 새로운 형태의 교회가 아니다. 개혁교회는 가장 보편적인 교회로써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루었던 광야교회와 오순절날 성령충만을 받았던 백성들로 이루어진 초대교회, 그리고 종교개혁 당시 가장 개혁되어진(reformed)교회이다. 우리는 이런 교회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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