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쌍둥이 엄마인거 아시죠? 아들은 저한테 찐드기 붙고 딸은 아빠한테 쫀드기 붙어다녀요.
이상하게 쌍둥이 낳았을때 아들한테 더 끌리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제가 아들을 좀 편애하긴 했어요. 그래서인지, 딸래미는 저보다는 아빠를 따르더라구요. 참 현명한 아이지요.
근데, 요즘 딸래미 키우는 재미가 생기더라구요. 소심하고 의존적인 아들과는 달리 딸래미는 스스로 하려고 하고, 천진난만하게 행동하고 아무때나 노래하고 춤추고... 눈꼽만한게 장난도 잘 쳐요. 가끔 고집부릴땐 호되게 혼내 주기도 하지만 딸래미가 요즘 이뻐 보입니다. 하는 짓이 다 귀엽구요.
아들이 그걸 알아차린 걸까요? 요즘 저에 대한 사랑이 식었어요. 말 안듣고 고집 부릴때마다 써먹던 "너 그러면, 할머니집에 보낸다. 거기서 살어. 오지말구" 와 같은 협박용 멘트가 안 먹혀요. (시어머니는 옆집에 사십니다.)
오히려 매일 할머니 집에서 놀겠다고 떼를 씁니다. 심지어 집에 안오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 며칠 아들 녀석이 시어머님과 함께 잤답니다. 제가 없으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잘때도 제 품에 꼭 안겨서 자던 녀석이 무슨 배짱인지 절 거부하네요. 엄마가 좋아, 할머니가 좋아 물으면 할머니가 좋다고 하구.
처음엔 찐드기가 떨어져서 좋아라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깐 자꾸 섭섭해지는 거 있죠. 제가 요즘 너무 닥달하고 윽박질러서 엄마한테 질린건지, 엄마가 미워진 건지... 제 행동들을 돌아보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성질이 급해서 아이에게 여유를 주지 못해요. 빨리 하라고 강요하고, 남들처럼 못 쫓아가면 답답해 하고, 징징거리는 꼴은 못 봐주구요. 좀 스파르타 엄마입니다. 부끄럽네요.
그에 반해, 시어머님은 부드럽게 다 들어주시는 편입니다. 혼내시거나 때리지도 않으시구요.
가끔 저 자신을 돌아보면 누가 부모고 누가 자식인지 헷갈릴 때가 있답니다. 남들이 알까 부끄럽기도 하구요. 사람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비단 나이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30대 중반에도 참 어린애 같은 짓을 많이 하구요, 가끔은 정말 밴뎅이 속알딱지 같이 행동하기도 한답니다. 사실 저는 제가 아직도 열일곱 같아요. ㅋㅋㅋ^^
이제 소리 좀 그만 지르고, 아들한테 점수 좀 따야 겠어요. 그리고, 맨날 혼내는 엄마를 그래도 좋다고 안기는 우리 딸래미한테도 고마워 해야 겠어요. 부모되기 정말 힘드네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