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옮기는 것...
저희 가정이 예전 교회의 목사님의 설교와 각종 외부적인 사역(대안학교, 가정교회, 전도폭발 등)에 은혜를 받지 못하고 1년 이상 그것들을 극복해 보고자 애를 쓰다가 결국 교회를 옮기게 된 것이 작년 7월입니다. 참 복잡한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힘들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러면서 교회를 옮기게 된 것이 너무 죄스럽기도 하구요.
교회를 떠나기 전에 마음속으로만 고민하던 것을 같은 구역(거기서는 목장^^) 식구들 앞에서 일부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해해 주기도하고 이단에 빠진 것 아니냐며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그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워낙 많은데다 그 교회에서는 교회를 옮기는 것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비난 하는 게 팽배했고 사실 저도 함께 동참하며 비난했었습니다. 떠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분위기 때문에 아무 말도 없이 잠적하며 떠나는 게 다반사였지요.
교회를 떠날 것을 결심하고 제가 메일을 먼저 목사님께 보내고 남편이 목사님을 만나서 말씀드린 후 그렇게 저희는 옮기려 했으나 최덕수 목사님께서 예전 목사님을 꼭 직접 뵙고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오라고 하셔서 다시 한 번 찾아뵙고 최대한 솔직하게 어려움을 말씀드리는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 입장을 다 이해해 주시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도 기도해 주시고 보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솔직한 것이 최선인 것이라는 것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후에 제 주위에 말씀에 대한 은혜와 공급이 없어 힘들어 하던 가정들이 오랜 동안 고민하다가 교회를 옮기려는 결심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책이나 다른 교회 목사님들을 통해서 은혜를 받고 공급을 받으며 지내다가 결국 남편의 신앙과 아이들의 신앙을 생각해서 옮기기를 결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흔하진 않지만, 교회를 부득이 떠나는 가정에게 환송을 해주는 교회도 있습니다. 교회에 특별히 어떤 적을 두지 않고 여기 저기 옮겨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해 보건데, 정든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런 일이 없기를 당사자들도 원할 것입니다. 그러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옮기게 되는 것은 영적인 곤고함이나 그 교회에서 겪고 있는 다른 어려움들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회를 옮기는 것이 목사님들께는 정말 마음 아프고 힘든 일이시겠지만, 성도 입장에서 이해 받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올바르게 개혁교회를 추구하시는 목사님들께서 다른 교회에서 오는 것에 대해 무조건 환영할 수만은 없는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역으로 보면 어차피 다 하나님 나라 자녀들인데, 다른 교회 간다는 것을 그렇게 배척할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교회를 옮길 때 같은 구역(그곳에서는 목장) 식구들이 우리가 천국에 가면 만날 사람들인데 서로 연락 끊고 지낼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해주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이 아닌 것을 알기에 교제를 꺼려하는 것도 이해하고 떠난 사람들 입장에서도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님들과 교회에서 한 개인의 영적 상태와 가정의 성장을 생각해 주셔서 교회를 옮기는 것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다만 이상하고 잘못된 곳에 가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저는 믿음이 없이 교회 생활을 자신의 취미생활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서 쇼핑하듯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아예 배제하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요즘 저는 아이들에게 삼국지를 읽어 주고 있는 중인데, 내용 중에 섬기는 주인이 잘못되었어도 한 번 섬긴 주인을 배반하는 것은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 주인 밑에서 죽기까지 충성을 다하고 만약 배반하면 의리 없는 놈으로 여겨 오히려 목을 베는 경우도 나옵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그래야 하는 것인가요? 한번 섬긴 교회와 목사님께 어떤 잘못이 있어도 의리로 남아 있어야 옳은 것인가요? 의리가 아니라면 어떤 마음으로 그 교회에 남아 있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지인들 중에 현산교회로 옮기려고 기도 중인 가정들이 있는데, 교회에 그리고 목사님께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많습니다. 목사님과 많은 대화중에 해결 받은 부분도 있고 더 큰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며칠 동안 참 많은 생각들이 있어서 글로 풀면 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로 썼습니다. 언젠가 제가 더 많이 성장하면 이 글을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말입니다. 제가 좀 일을 복잡하고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럴 땐 남편이 오히려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해 주기도 해요. ^^
여러 일들을 통해서 또한 불신자에 대한 전도에 대해서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이 통하는 사람들한테는 신나게 성경과 복음을 얘기하면서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불신자들한테는 입을 다물게 되는 저의 모습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그래서 용기를 내어 늘 마음에 두고 있던 분에게 교회에 나오실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 분이 제안을 거절하고 나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내 안에 가득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나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지속적으로 기도해야 할 것 같아요. 그저 좋은 말씀만을 듣고 귀만 즐기는 신자가 아닌 잃어버린 영혼에 대해 주님의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