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회당 보고 왔어요.
13.04.03

오늘 오전 성경공부 후에 여러분들과 새 교회당을 보고 왔습니다. 10여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주부처럼 가슴이 설레고 기대감이 가득했습니다. 새 건물이고 단독 건물이라 편안해 보였고, 무엇보다 주변 환경이 조용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선호하셨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부처럼 여기 저기 둘러보며 여기선 뭘하면 좋겠다, 저기선 뭘하면 좋겠다 생각하며 마음이 설렜답니다.

그런데, 마음 한켠이 아프고 불편했습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저는 공동의회때 늘푸른 교회로의 이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굳이 이렇게 이전을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에도, 우리가 갚아야할 빚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찬성표를 던진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비록 늘푸른 교회당으로의 이전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공동의회 전날 받은 문자에 "늘푸른 교회로의 이전을 위한 찬성과 반대 투표" 라고 쓰여 있었기에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도 납득이 가는 선에서 그곳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데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동의회에서의 모습은 제 예상을 뒤엎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진이유는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반대했던 분들을 이해시키고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동의회 이후로 예배 시간에 몇 가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입니다. 떠나신 분들 중에는 오랜 기간 현산교회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도 있고, 새로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에 반드시 찬성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생각이 달라 갈라지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요. 하지만 이분들께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지 뭐' 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이치이지만 하늘에 속한 우리들에게는 세상 이치를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건축위원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상황은 모르겠지만 떠나신 분들이 납득할 수 없는 고집을 부리신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 분들도 좀 더 규모가 큰 교회로의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다만 절차와 과정상의 문제로 의견이 다른 것이었겠지요.

과연 우리가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지 뭐" 라고 하며 그들을 내버려둬도 될까요? 우리는 주 안에서 형제 자매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제대로 처치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시간이 흐른 후에 그 부위는 곪아 터져서 더 큰 상처를 남기겠지요. 공동의회 이후 가졌던 많은 의문들과 아픈 마음에도 침묵하고 있었던 것은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전을 바로 앞둔 이 시점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산 교회를 떠났거나 마음이 복잡해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묻어 둔채 이사를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 위에 언급한 분들을 위로하고 이해시키는데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기도도 필수이구요. 교회 이전 과정에서 혹시 문제가 있었다면 사과하고 함께 갈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이전이 결정되고 매입이 완료 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새 교회당을 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다만 이 아름다운 교회당에 현산 식구들 모두가 함께 가면 좋겠다는 바람 하나로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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