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교리문답강해 1주차(1~7문) (2015년 1월 4일)

15,634 2018.07.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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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교리문답에 대하여.

1536년 제네바에 도착한 칼빈은 화렐의 설득을 받아 제네바 종교개혁에 가담합니다. 칼빈은 개혁신앙에 의한 체계적인 고등교육을 받은 목회자들이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제네바 시의 상황 속에서 교회 성도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바른 교리로 교육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자녀들을 가르치는 데 사용할 신앙교육서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칼빈의 이러한 생각은 1537년 1월 16일 시의회에 제출된 (칼빈과 화렐에 의해 작성된) 《제네바 교회의 조직에 관한 시안》에 다음과 같이 명문화 되었습니다.

“세 번째 조항은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자녀들의 신앙고백은 의심의 여지없이 교회에 달려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대교회는 각 개인을 기독교의 기초(교리)로 교육시키기 위한 일종의 교리문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우리는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우선 모든 어린자녀들을 교육시키기에 적합한 간단하고 쉬운 기독교 신앙의 요강(要綱)을 마련합니다. 자녀들은 일 년 중 특정한 계절에 목회자들 앞에 나와서 문답시험을 치르고 각자의 능력과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교육을 받되 교육이 충분하게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때까지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부모들로 하여금 그들의 자녀들이 상기한 요강을 열심히 배우도록 신경을 쓰고 또한 공지된 날에 목회자들 앞에 그들의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일을 성실함으로 감당할 것을 명령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칼빈은 같은 해에 ‘제 1차 신앙교육서’를 불어로 집필하였습니다. 모두 33개 항목으로 기독교의 주요한 교리들을 비교적 간략하게 해설하였습니다. 이듬해 겨울, 칼빈은 동일한 내용을 라틴어로 번역해서 출판함으로 보다 많은 교회들이 신앙교육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1538년 4월) 칼빈은 화렐과 더불어 제네바로부터 추방당했고, 안타깝게도 ‘제 1차 신앙교육서’는 칼빈의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하였습니다. 3년 후 칼빈은 제네바 시의회의 초청을 받아 다시 제네바로 돌아오게 됩니다. 본격적인 교회개혁을 착수하기에 앞서 칼빈은 ‘교회법규안(Projet D'ordonnances ecclésiastiques)’을 작성하여 시의회에 제출하고(1541년 9월), 시의회는 그것을 같은 해 11월에 ‘교회법규’로서 공표합니다. ‘교회법규’에서 칼빈은 신앙교육을 담당할 교회의 두 직분을 지적했습니다. 첫째는 목사로, 이들은 설교 이외에도 매 주일 어린이들을 위한 신앙교육을 시킬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였습니다. ‘교회법규’의 규정에 따라 제네바에 있는 세 교회들(생 피에르, 마들렌, 생 제르배)에서는 매 주일 정오에 교리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은 성찬예식과도 직접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교회의 목사들은 이 사역을 성실함과 신중함으로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둘째는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교사들(docteurs)입니다. 칼빈은 교회법규에서 말하기를 “교사들의 사명은 신자에게 건전한 교리를 가르쳐서 복음의 순수성이 무지나 잘못된 견해로 인해 부패되는 것을 막고, 또한 하나님의 교리를 보존하며, 목사들과 사역자들의 부족으로 인해 교회가 황폐케 되지 않도록 도움과 가르침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칼빈은 거기에서 모든 시민들과 주민들의 의무에 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그들은 자녀들을 주일 정오에 교회로 데려와 신앙교육을 성실하게 받도록 해야 했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자녀들은 만 10세가 되면 교리문답의 내용을 잘 학습하여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문답시험에 통과해야 했고, 교회 앞에서 신앙교육서에서 제시된 바에 따라(quil sera exposé au catéchisme) 신앙을 고백한 후에야 비로소 성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법규가 공표된 지 얼마 후 칼빈은 문답식으로 구성된 ‘제 2차 신앙교육서(Le Catéchisme de l'Eglise de Geneve)’를 불어로 출판하였고(1542), 3년 후 동일한 내용을 라틴어로 번역하여 출판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제네바 교리문답’입니다. 라틴어판 제네바 교리문답서(1545)의 서문에서 칼빈은 신앙교육의 필요성을 또 다시 강조하는데, 교리문답 교육을 통해 교회를 갱신하고 순수한 교리를 보존하며 그것을 후손들에게 신앙의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중요한 목표임을 밝힙니다. 칼빈에 따르면 중세의 로마 가톨릭 교회는 교리문답 교육을 폐지시키고 그 자리에 온갖 외면적인 장식품들로 가득 치장한 소위 견진성사를 위치시켰고, 그 결과 중세 교회는 미신적인 신앙과 비성경적인 교황주의를 강화시키며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올바른 교리문답 교육은 하나님의 교회를 바른 진리 위에 설립하고 다음 세대의 교회가 또 다시 진리로부터 일탈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실천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칼빈은 거기에서 또 다른 중요한 목표를 제시하는데, 바로 교리의 일치(doctrinae concordiam)에 기초한 교회의 연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몰락한 기독교를 위하여 본 교리문답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교회들은 이와 같은 공식적인 증언을 통하여 그리스도와 관련된 일치된 교리를 간직하고 서로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칼빈의 제네바 교리문답은 신앙교육 이상의 중요한 목적, 곧 참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리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요컨대, 제네바 교리문답은 작게는 지교회의 신앙교육과 성례를 집행하는 데 사용되고, 크게는 복음의 순수성과 개혁된 교회의 유지 및 전수에 필요하며, 가장 넓게는 공교회의 교리적 일치와 연합에 봉사하는 목표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안상혁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논문, 『제네바 교회와 신앙교육』중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제 1주일]  인생의 제일 되는 목적

◉1문: 인간의 삶의 중요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답: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2문: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 우리를 창조하여 세상에 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가 우리의 삶의 근원이므로, 우리가 우리의 삶을 그의 영광을 위해 드리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3문: 인간의 최고선(最高善)은 무엇입니까?
◉답: 역시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4문: 하나님을 아는 것이 최고선이라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그것이 없다면 우리의 상태는 짐승보다 더 비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5문: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따라 살지 않는 것보다 더 큰 비참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말입니까?
◉답: 예, 그렇습니다.

◉6문: 그렇다면 하나님에 대한 참되고 올바른 인식이란 무엇입니까?
◉답: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그분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7문: 하나님께 영광을 올바르게 돌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답: 우리가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며⑴, 그분의 뜻에 복종함으로 그 분을 섬기고⑵, 우리의 모든 곤경 중에서 그분에게 도움을 청하며⑶, 그분 안에서 구원과 모든 선을 구하며, 모든 선이 그분으로부터만 나온다는 것을 마음과 입술로써 인정하는 것입니다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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