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8,729 2012.01.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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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듣기가 무서워집니다. 청소년 폭력 때문에요.
매스컴에서는 계속 학교 폭력이라고 떠드는데, 어떤 분이 그러시네요. 학교가 폭력을 가르치고 양산하는 곳은 아니니까 청소년 폭력이라고 해야 맞는 거 아니냐구. 저두 동감이에요.

부모들도, 교사들도, 어른들도 요즘 아이들 다루기가 쉽지 않다고, 아니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지요. 이런 현상이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예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네요. 중고등부 예배 시간에 전도사님께서 설교 하시는데, 아이들이 스마트 폰으로 게임하고 거기에만 집중하니까 전도사님이 몇 번 경고를 주시다가 결국 화가나서 스마트폰 계속 할 사람은 나가라구 하셨다네요. 그러자... 아이들이 예배 중에 모두 나가버렸다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집사님께서는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 방식으로 다가가서는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스마트 폰을 가지고 놀더라도 설교 말씀이 자신에게 와 닿으면 다 듣게 되어 있다고. 아이들에게 예의를 지켜라고 하거나 바르게 생활하라고 얘기하면 더 엇나가니까 그렇게 하지 말라구. 하물며 가정에서도 자식들한테 너무 바르고 옳게 생활하라고 가르치면 학교에서 왕따 당한다구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있을때는 욕해도 되고 어른 눈에만 안띄게 잘 알아서 하라고 가르치는 게 현명하다구요.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해줘야 애들이 따른다고.

글쎄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과연 처세술 뿐인가 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옳은 것, 바른 것을 가르치지 못합니까? 세상은 너무나 악해서 그것이 불가능 하다 할지라도 교회에서는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크리스찬들마져 아이들에게 적당히, 눈치껏 행동해라. 애들한테 왕따 안 당할만큼만 악해져라고 가르친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자들이 맞습니까? 하나님의 자녀 맞나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교회에서 마져도 아이들이 제 멋대로인데는 아이들만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대형 교회를 부르짖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교회는 이미 사랑의 공동체,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공동체가 아닌지 벌써 오래 되었습니다. 큰 교회일수록 비대해진 청소년 공동체를 하나하나 사랑으로 보살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주일에만 마주치는 또 다른 학교같은 곳이 되어 버렸지요. 아이들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고 제대로된 신앙을 깨닫게 해줄 롤모델을 찾지 못 한 채 마치 주입식 교육처럼 되어 버린 설교 말씀을 들으며 과연 무엇을 느낄까요? 부모들의 강압으로 교회에 앉아있긴 하지만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낄까요? 기쁘다고 느낄까요? 그런 상태에서 설교하시는 분이 야단을 치거나 싫은 소리를 하면 바로 폭발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현산교회는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중고등부를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현산 체육대회, 수련회, 성경 공부 모임 등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예의 바르고 밝고 따듯한 아이들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대예배 시간에 앞줄에 앉아 바르게 예배드리는 모습도 감동이구요. 특히 제가 감동 받은 게 봄에 현산인 체육 대회때 많은 학생들이 어른 들과 함께 와서 체육대회와 게임에도 함께하고 어른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며 동생들도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요즘 아이들 문제라고 하던데 희망이 없진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리 세상이 악하고, 아이들이 제 멋대로라고 해도 우리는 사람의 도리를 정확하게 가르쳐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세술이 아니라...
방법에 있어서는 물론 강압적인 모습은 안되겠지요. 그 아이들을 정말로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늘 기도하는 모습을 통해서 아이들이 바른 길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는 피상적인 생각밖에는 없네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일들을 보고 들으면서 이 아이들을 바꿀 수 있는 단 한가지는 오직 신앙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 중심에 새겨온 바른 신앙 만이 그들을 악에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아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신앙을 심어줘야 이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까요?
댓글목록

노은경님의 댓글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하신 것 같네요. 부모라면 누구도 선뜻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려운... 정도를 걷는 이론은 있겠지만 예외도 그만큼 많은 부모 노릇. 자식에게 나쁜 것을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는 없는데도, 결과는 한결같진 않죠...바라는 순서대로라면..생명>건강>성장>성공...머 그렇지 않을까요..? 그리스도인이라면 영적 생명도 물론 육적 생명과 같은 중요함이겟지요...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어려워서 땀 나네요...ㅎㅎ)

최덕수님의 댓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어떤 방식으로 신앙을 심어줘야 바르게 자랄까요?” 노은경 성도님 말씀대로 어려운 질문이지요.

저는 바른 신앙교육을 위해서 가르치는 부모 자신이 좋은 신앙인이 되는 것보다 더 우선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신앙교육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자녀들이 어릴 때는 나름대로 신앙교육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많은 부모들이 신앙교육을 등한히 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여유가 있으니까 가정예배도 드리고 성경읽기도 체크하다가 자녀들이 고학년이 되면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경건생활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체크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인본주의 교육의 내용을 마음껏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마음이 하나님을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제일 먼저 부모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녀는 자기 부모님이 무엇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지 잘 압니다. 내 부모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지, 세상을 사랑하고 따르는지 잘 압니다. 부모님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면 자녀들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릅니다. 반면에 부모님이 하나님보다 세상을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따라갑니다. 물론 이런 원칙이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무엘이 경건하게 살았지만 그 자녀들은 부모의 신앙을 따라가지 못했고, 경건했던 히스기야에 의해 므낫세라는 악한 왕이 태어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나님은 언약의 자손들을 부지런히 가르치는 그 일에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시종일관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식어지는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도 하나님을 떠나게 됩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모가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인순님의 댓글

정답이네요.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 만큼 강력한 효과는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