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만에 책을 들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분이 생기면 그분의 책을 거의 섭렵하려는 욕심이 개인적으로 있어서요. 조나단 에드워즈의 책을 또 잡게 되었습니다. 책은 얇은데, 내용은 만만하지 않아요. 그전에 읽은 책들이 기초가 되어서 어느 정도 소화해 낸 것 같아요.

제가 최근까지 품고 있었던 의문이 한가지 있었는데요. 불신자들인데도 도덕적으로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분들에게 느껴지는 혼란스러움이었어요. 참으로 온유하고 겸손하게 아이들을 키우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을 믿는 나는 도대체 매일매일 형편 없는 모습인데, 하나님을 알지 못해도 저리 훌륭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힘은 무엇일까? 하면서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해소가 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일말의 낙천적인 생각을 지우게 하는 책 같아요. 그러니 더욱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한다는 결심을 함께 줍니다.

일부 내용 공유하고 싶어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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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자기 사랑에 대해
(조나단 에드워즈의 '참된 미덕의 본질' 중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호의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보게 될 때 기뻐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보는 것이 그들의 마음에 이미 존재해 왔던 어떤 성향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전에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원했었다. 호의 혹은 선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므로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보게 되면, 그들의 성향이 만족되기 때문에 그들은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향과 기호(appetites)의 존재가 이런 기호를 만족시켜 주는 어떤 즐거움보다 선행하는 것이다.

‘자기 사랑’은 그 용어가 일상 언어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가장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제한된 개인적인 자기를 위하는 것, 혹은 개인적인 이익과 관련하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말하는 ‘개인적인’이란 개인적인 즐거움이나 고통에 가장 직접적으로 내제하는 이익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이나 고통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갖게 되는 즐거움이나 슬픔도 있기 때문이다. 그 기쁨이나 고통은 본래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지만, 마음이 다른 사람들과 호의의 연합을 한 까닭에 자신들에게로 옮겨지거나, 어느 정도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사랑에 속하는 즐거움과 고통도 있다. 그것은 우리 본성 속에 심겨진 어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유쾌하거나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을 말하는데, 즉 감각적인 식욕이나 혐오감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또한 외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즐거워하고, 그리고 외적인 것이든지 내적인 것이든지 간에 통일성과 균형 등에 존재하는 모든 하위의 이차적 아름다움 때문에 즐거워하며, 반대로 보기 흉함을 싫어하는 마음의 성향과 경향 같은 것을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즐거워하고, 다른 사람들의 미움과 경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불쾌하게 되는 자연적인 성향도 자기 사랑에 속한다.

이런 성향 속에서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철저한 자기 사랑이다. 어떤 사람이 보이는 자기 사랑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게 만들고, 자기를 미워하는 것을 미워하게 만들 것이라는 아는 것은 쉽다. 사람들은 아마도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어떤 다른 개인적인 성향이나 반감을 통해서보다 이런 마음의 성향, 즉 자기 사랑을 통해 훨씬 많은 즐거움과 고통을 느낀다. 우리는 어떤 다른 수단보다 이런 수단으로 극도의 고통을 겪는 경우를, 그렇게 수시로 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사람들이 멸시를 당하는 것을 죽음보다 더 무서워하는 사례에서 보게 된다.

여기서 내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만일 우리가 자기 사랑을 이런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다른 어떤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도 실로 자기 사랑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법칙 아래 유지되는 일상적 방법과 질서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두 당파가 싸울 때 사람이 자기 당파에 속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자기 펴네 우호적으로 연결되어 자기 이익을 증진시키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런 것은 개인적인 자기 사랑의 자연적인 결과다. 사물의 본성상,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자들을 당연히 사랑한다는 것은 형이상학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사람이 이와 같이 단순히 자기 사랑 때문에 자기 친구들을 사랑하는 것에는 아무런 미덕도 없다. 이것은 그런 사랑이 흘러나오는 원리인 자기 사랑 그 자체 에 아무런 미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감사와 분노의 감정들에 본질적인 모든 도덕적 감각은 ‘응분의 상벌’이라는 감각이다. 응분의 상벌에 대한 감각이란 앞에서 말한 정의의 감각에 적용시킬 수 있다. 그 정의의 감각이란 통일성과 균형에 있는 이차적인 아름다움에 포함되는 것이다. 응분의 상벌의 감각, 혹은 편협한 사적인 견해에 다라 응분의 상벌에 대한 감각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들은 실로 모든 분노와 감사를 수반한다. 그들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선을 행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선을 행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는 이런 것 가운데서 자연적 일치와 균형, 적응을 보게 된다. 그런 것이 실로 일종의 도덕적 감각이다. 달리 말하면, 도덕적 일 가운데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것은 이차적인 도덕적 감각이다. 참된 미덕에 속하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아름다움의 감각이나 성향과는 전적을 다른 것이다. 그것은 마음 속에 참된 미덕에 속한 어떤 원리가 없어도 존재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좋게 혹은 나쁘게 행하는 행동과 그들에 대한 우리의 행동 사이에서 보게 되는 통일성과 일치 가운데 존재하는 정의나 응분의 상벌에 대한 감각을 한번 깊이 생각해 보면, 이런 감사와 분노의 감정 속에 어떤 정의의 관념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