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神學)과 신앙(信仰)

480,848 2011.12.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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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일반 신자들은 신학은 목사나 신학자들의 전유물일 뿐, 자신들과는 상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같은 평신도들이야 그저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에 꼬박꼬박 출석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학 없이도 얼마든지 신앙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학과 신앙은 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 신학은 신앙을 위한 학문이요, 신앙은 신학의 기초 위에서 형성된다. 신앙, 곧 믿음의 행위는 신학, 곧 믿음의 내용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세계관(가치체계)을 따라 살아간다. 이런 가치기준은 부모의 가르침, 어릴 때의 성장환경, 그리고 배움의 정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처음 믿을 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교회생활만 열심히 한다. 베뢰아 사람들처럼 그 말씀이 그러한지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이 없기 때문에 선포된 말씀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른다. 신앙생활에 어려운 문제가 생겨 신앙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해도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믿음이 차츰 자라나면서 설교와 성경공부, 목회자의 가르침과 영적 선배들로부터의 조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신자 안에 자연스럽게 신학이 형성되고, 신자는 이 신학적 기준을 따라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어린 아이가 부모와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통해 형성된 가치판단을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신자도 다양한 가르침을 통해서 형성된 신학적 기준으로 교회 선택이나 진로 선택 등, 인생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수많은 선택의 귀로에서 무엇이 가장 나에게 유익한 지를 판단하고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안에 형성된 신학이 뒤틀려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이 믿고 있는 바가 옳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께) 하는 것임에도 기도를 누구(사람)에게 받으려고 하는 행위, 인격의 성숙은 없이 신비한 은사만을 구하는 행위, 자신의 직업과 관계된 일은 세속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종교 영역 안에서 행해지는 일들만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잘못된 신학을 가지게 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가? 올바른 가르침에 근거한 건전한 신학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본인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알든 모르든 간에 시간이 지나면 신자 안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신학이 형성된다. 문제는 그 사람의 신학이 형성될 때의 틀이다. 주형을 잘못 짜면 주물도 잘못되는 것처럼,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가르침, 신비적이고 미신적인 가르침이라고 하는 틀에서 신앙훈련을 받은 사람은 거의 필연적으로 불건전한 신학을 가진 신앙인이 된다.

이런 면에서 신자가 갖게 되는 신학의 틀이 매우 중요한데, 그 틀은 대부분 책과 사람에 의해서 형성된다. 누구로부터 가르침과 조언을 듣느냐, 어떤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느냐 하는 것은 신자의 신학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자의 신앙생활의 기준은 내가 교회 생활하는데 도움을 준 모 권사님이나 모 집사님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목사도 진정한 신앙생활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목회자도 연약한 사람이요 얼마든지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말씀하셨고(마 16:6), 사도 요한은 모든 영을 다 믿지 말고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해보라 말씀하셨다(요일 4:1).

신자의 신앙생활의 기준은 오직 성경이다. 성경만이 유일한 신학의 틀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신자들이 성경에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10년, 20년 신앙생활 한 사람들 중에도 성경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모르는 길을 찾아 가는 사람이 지도를 갖지 않고, 안내자의 도움을 받지도 않은 채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는가? 찾아갈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성경과 좋은 교사의 도움 없이는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없다.

그런데 지도와 안내자가 있어도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지도를 가지거나 틀린 정보를 안내자로부터 제공받았을 경우이다. 주님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고 하셨다. 잘못된 가르침은 영혼의 독이 된다. 성경이 아닌 주관적인 신앙체험이나 불건전한 책을 지도와 안내자로 삼게 되면 반드시 실족하게 된다.

바른 신앙은 바른 신학 위에서만 세워진다. 올바른 신학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의 신학적 기준을 고치려 하지 않고 왜곡된 자기 신학을 따라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무서운 시험과 어려움이 닥칠 때 좌절하게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신접한 여인을 찾아갔던 사울처럼 성경이 허락하지 않는 일도 불사하게 된다. 나아가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믿는 것에 하나 되어야 할 그리스도의 몸을 깨뜨리게 되고,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신자는 신학도가 되어야 한다. 신학이란 학문은 하나님을 아는 길의 안내자로 그리스도인 모두가 공유해야만 하는 학문이다. 신학의 부재는 신앙생활의 혼란을 초래한다. 따라서 신자는 성경을 꾸준히 읽는 일과 함께 틈틈이 바른 신학 정립에 도움이 되는 책들, 특히 신앙의 고전들을 읽어서 신학의 토대를 견고히 해야 한다. 그래야 바른 신앙을 소유할 수 있다.
댓글목록

김동희님의 댓글

오직 성경!!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목사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덕수목사님의 댓글

동희 형제님! 다시 한 번 저희 교회 등록하시게 된 것,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깊이 내려서 결실하는 신앙인으로 아름답게 자라가시길 바랍니다~

채현우님의 댓글

목사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이 글을 스크랩해도 될까요?

차선미님의 댓글

그러고 보니 저도 목사님 글을 블로그에 스크랩 했는데 미리 말씀을 안드렸네요...^^;

최덕수목사님의 댓글

출처만 밝히시면 얼마든지 스크랩 하셔도 됩니다~^^

채현우님의 댓글

목사님 감사합니다^^

천성원님의 댓글

몇번 읽었지만 읽을때마다 새롭네요..다시금 맘을 다시잡습니다..지금 이사야 읽고있는데 어렵네요...그치만 계속 읽습니다 ㅋ

최덕수목사님의 댓글

잘하고 계시네요.^^ 계속 읽어가시다 보면 중간에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이 나중에 가서 이해가 되지요. 그래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은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으면 또 이해가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성경이 저자이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자세이지요!